작년 2021년 2월 피어슨뷰 원격 시험으로 CCNP Enterprise Core 시험을 봤습니다. 시험비용은 $400입니다. 그 때는 블로그 쓸 생각을 못해서 늦게나마 후기와 느낀 점들을 적어두고 있습니다. 참고로 시험 유효기한은 3년입니다.
저는 정보시스템 인프라(서버, 네트워크, 보안)에 관심이 많은데, 마음 가는 분야가 너무 많다보니 하나를 집중해서 깊게 파고든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성향때문에 2년 전 CISSP 시험을 볼 때는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직장에서 재응시 할때는 비용 지원이 없다고 해서 한 번에 붙어야만 했습니다).
어쨌든, CCNP 코어 시험을 자비를 들여서 본 이유는 호기심 때문입니다. 그리고 "알아서 나쁠 것 없다"는 마인드도 한몫 했습니다. 웹캠을 켜고 방에서 개인 랩탑으로 시험을 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심지어 시험 감독관이 배정되지 않아서 고객지원 채팅으로 시험 일정을 다시 잡기도 했습니다.
시험 문제는 크게 여섯 가지 분야로 나뉘는데, 각각 아키텍처, 가상화, 인프라스트럭처, Network Assurance (모니터링 + SLA 개념), 보안, 그리고 자동화 분야입니다. 시험에서는 표준 명칭이나 용어 외에 Cisco 제품이나 문서에서만 쓰이는 용어들이 나오지만, Cisco 제품이나 기술이 널리 쓰이기 때문에 구글링 하다보면 그런 용어들이 서로 섞여서 쓰이고 있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아키텍처 분야에서는 유/무선 네트워크 설계 원칙, 각종 개념(클라우드/온프레미스, SD-WAN, SD-Access, QoS), 라우팅/스위칭 매커니즘에 대해서 물어봅니다. SD-Access랑 SD-WAN 구성요소에 대해서 알아야 하는데 실제로 구성된 환경을 본 적이 없어서 답답했습니다.
가상화 분야는 하이퍼바이저, VM, 가상 스위칭, VRF, GRE/IPsec, LISP, VXLAN에 대해서 물어보는데 아주 단순하게 물어봅니다.
인프라 분야는 L2에서는 트렁킹, 이더채널, RSTP/MST 개념과 설정 방법, L3에서는 EIGRP, OSPF, 직접 연결된 eBGP 개념과 설정 방법, 그리고 무선에서는 무선 신호의 물리적 특징, 하드웨어, WLC 컨트롤러, 로밍에 대해서 나오고, 마지막으로 NTP, NAT/PAT, HSRP/VRRP 개념과 설정 방법, 멀티캐스트 프로토콜들의 역할에 대해 물어봅니다.
Network Assurance 분야는 전통적인 troubleshooting 기법(debug, ping, SNMP, syslog 등), NetFlow, SPAN, SLA, 그리고 DNA Center를 통해서 장비를 관리/모니터링하는 방법, NETCONF/RESTCONF에 대해 물어봅니다.
보안 분야에서는 장비에 기본적인 접근제어 설정을 하는 방법, ACL, Control Plane Policy, 무선 보안, 네트워크 보안 구성요소(침입 탐지/차단, 엔드포인트 보안, NGFW 개념), TrustSec, MACsec, 네트워크 접근제어(802.1X, MAB, WebAuth)에 대해 물어봅니다.
자동화 분야에서는 기초적인 파이썬 스크립트 해석, JSON 쓰는법, YANG이 무엇인지, DNA Center와 vManage 제품의 API 몇 개, EEM 설정 방법, 오케스트레이션 도구(Chef, Puppet, Ansible 등)에 대한 내용을 물어봅니다.
전체적으로 골고루 문제가 나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다만 아무리 봐도 답이 없거나 애매한 문제도 2~3개 있었습니다. CLI 설정을 하거나 기존 L2/L3 관련 문제는 정답이 명확하게 있지만 가상화, 자동화 분야 문제 중에서 그런 문제가 나왔던 것 같습니다.
기존에 알던 내용도 많았지만, SDN 제품과 오케스트레이션 도구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던 내용이라서 Official Cert Guide를 보면서 공부했는데 관련 내용은 Part 9에 자세히 나와서 좋았습니다.
번역서는 없지만 조급해하지 말고 영어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읽다보면 영어 어휘도 늘고 내용도 머릿속에 깊이 박힙니다.